한샘 오피스 인테리어 시장 본격 진출

55년 B2C 명가, '이머전' 시리즈와 함께 B2B 오피스 시장 에 도전장
국내 종합가구 1위 기업 한샘이 창립 55년 만에 처음으로 오피스 인테리어·가구 시장에 본격 진출했습니다. 한샘은 2026년 4월 2일 오피스 가구 첫 신제품 '이머전'(Immersion) 시리즈를 출시하고, 서울 논현동 '한샘 플래그십 논현' 지하 1층에 오피스 가구 전용 쇼룸을 개관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주방가구로 출발해 리모델링, 홈퍼니싱까지 B2C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 온 한샘이 B2B 사무용 가구라는 전혀 새로운 영역에 뛰어든 것으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진출 배경 — B2C 성장 둔화와 신성장 동력의 필요성
한샘이 오피스 시장에 진출한 배경에는 기존 B2C 중심 사업의 성장 둔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한샘의 연결 기준 매출은 코로나19 특수가 정점에 달했던 2021년 2조 2,312억 원에서 2022년 2조 9억 원, 2023년 1조 9,669억 원, 2024년 1조 9,083억 원, 그리고 2025년에는 1조 7,445억 원까지 줄어들며 4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왔습니다. 여전히 종합가구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건설 경기 침체와 리모델링 수요 둔화라는 이중고 속에서 2조 원대 매출 탈환을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 엔진이 절실한 상황이었습니다.
2021년 IMM 프라이빗에쿼티에 경영권이 넘어간 이후 약 4년간 공급망 효율화, 비수익 사업 축소 등 체질 개선에 집중해 온 한샘이 이제 '공격 모드'로 전환하며 선택한 것이 바로 오피스 가구 시장인 셈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대상 사무용 가구는 아파트 특판 가구처럼 건설 경기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는다"며 "최근 사무실 환경을 직원 복지의 일환으로 인식하는 기업이 늘면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1.2조 원 브랜드 오피스 가구 시장, 잠재 시장은 수조 원대
한샘이 겨냥한 국내 오피스 인테리어 시장의 규모는 상당합니다. 업계에서는 브랜드 가구 중심의 B2B 오피스 인테리어 시장을 약 1조 2,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비브랜드 가구와 맞춤 인테리어까지 포함한 잠재 시장은 수조 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샘은 내부적으로 오피스 인테리어에서 3조 원, 오피스 가구에서 1조 2,000억 원 규모의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이 시장은 1983년 창립 이후 사무용 가구에 특화해 온 퍼시스가 60% 이상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2001년부터 B2B 사무용 가구 사업을 시작해 2022년 연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한 현대리바트가 2위, 그 뒤를 코아스 등이 잇는 구조입니다. 퍼시스의 지난해 연매출은 3,581억 원이며, 현대리바트는 전체 매출 1조 5,462억 원 중 1,561억 원을 사무용 가구에서 올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샘이 합류하면서 '오피스 3강 체제'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머전' 시리즈 — '홈라이크' 오피스의 탄생
한샘이 오피스 시장 진출의 선봉으로 내세운 '이머전' 시리즈는 '홈라이크'(Home-like)를 핵심 키워드로 삼고 있습니다. '집처럼 편안하지만 깊이 몰입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이라는 콘셉트인데요, 한샘이 55년간 주거용 가구에서 축적해 온 디자인 감각과 편안함을 사무 공간에 이식한다는 전략입니다.
이머전 시리즈의 설계 철학은 세 가지 핵심 솔루션으로 요약됩니다. 직관적인 수납, 깔끔한 전선 정리, 그리고 적절한 시야 차단입니다. 업무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를 최소화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디자인과 부드러운 우드 계열의 색감으로 따뜻한 공간감을 연출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는 차가운 금속 소재와 단조로운 컬러가 주를 이루던 기존 사무용 가구와 확연히 차별화되는 지점입니다.
데스크 라인업은 사용자의 업무 방식에 맞춰 일반 데스크, 모션데스크, 포레그(4-Leg) 모션데스크 등 총 3종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제품은 포레그 모션데스크로, 기존 사무용 가구에서 보기 드문 얇고 세련된 다리 형태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4개의 모터를 탑재해 흔들림 없는 견고한 구조와 정밀한 높낮이 조절을 동시에 구현합니다. 함께 출시된 '사이드 멀티장'은 별도의 파티션 없이도 수납장 자체로 공간 분리와 물품 보관을 동시에 해결하는 독자적인 수납 솔루션입니다.
중소기업·스타트업을 겨냥한 차별화 전략
한샘의 오피스 시장 공략 전략은 경쟁사들과 뚜렷하게 다릅니다. 업계에서는 각 브랜드의 타깃이 이미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퍼시스가 대기업과 공공기관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현대리바트가 MZ세대 비중이 높은 IT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는 반면, 한샘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등 중소형 사무실을 핵심 타깃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이 전략은 상당히 현실적인 판단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국내 오피스 시장에서 대기업과 공공기관은 이미 퍼시스가 굳건하게 선점하고 있어 신규 진입이 쉽지 않은 반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은 그동안 비브랜드 가구나 맞춤 제작에 의존해 왔기 때문에 브랜드 제품으로의 전환 가능성이 훨씬 큰 영역입니다. 한샘은 이 비브랜드 잠재 시장을 브랜드 시장으로 전환시키면서 전체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실제로 한샘은 이미 토스 본사에 오피스 가구를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상담이 진행 중인 기업들도 다수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쇼룸 전략과 '플래그십 논현'의 역할
한샘은 오피스 가구의 특성상 실물을 직접 체험하는 과정이 구매 결정에 결정적이라는 점에 주목해, 서울 강남구 논현동 가구거리에 위치한 '한샘 플래그십 논현'에 오피스 가구 전용 쇼룸을 마련했습니다. 이 쇼룸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방문 기업 고객들은 이머전 시리즈를 포함한 다양한 오피스 가구 라인업을 실제 공간에서 체험하고, 자사 사무실에 맞는 맞춤 제안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샘의 오피스 사업은 B2B 부문을 담당하는 특판사업본부가 주도하고 있으며, B2C에서 쌓은 브랜드 인지도가 B2B 시장에서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한샘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오피스 가구 전문가들을 영입하는 등 신제품 출시 준비를 진행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경쟁 구도의 변화 — 퍼시스·현대리바트·한샘 3강 체제 전망
한샘의 진출로 오피스 가구 시장의 경쟁 구도는 한층 다채로워질 전망입니다. 각 브랜드가 지향하는 디자인 철학도 뚜렷하게 다릅니다. 한샘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집 같은 분위기의 '홈라이크' 스타일을 내세우는 반면, 현대리바트는 알록달록하고 생생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디자인 특화 오피스 가구 '이모션' 라인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퍼시스는 2024년 오피스 인테리어 전문 브랜드 '퍼플식스 스튜디오'를 론칭하며 저탄소 자재와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공간 컨설팅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브랜드별 차별화는 기업 고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에 따르면, 전 세계 사무용 가구 시장은 2026년 656억 3,000만 달러에서 2034년 1,151억 6,000만 달러로 연평균 7.2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국내 시장 역시 성장 잠재력이 충분합니다.
오피스 인테리어, 가구만으로는 완성되지 않습니다
한샘의 오피스 시장 진출이 보여주듯, 사무 공간에 대한 인식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책상과 의자를 배치하는 것을 넘어, 직원의 웰니스와 업무 몰입도를 높이는 '공간 경험'이 기업 경쟁력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오피스 공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수한 가구 선택과 함께 바닥재, 조명, 파티션, 전기 배선 등 공간 전체를 아우르는 시공 품질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아파트와 주택은 물론 상가, 사무실 등 다양한 공간의 인테리어 시공을 전문으로 하는 야코레드와 같은 전문 시공 업체는 공간의 용도와 사용자 특성에 맞춘 맞춤 시공 역량을 갖추고 있어, 가구와 공간이 조화를 이루는 완성도 높은 오피스 환경을 구현하는 데 든든한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좋은 가구를 제대로 빛나게 하는 것은 결국 공간 전체의 시공 품질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피스 시장이 가구 업계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 수 있을까
가구 업계에서는 한샘의 오피스 시장 진출이 단순히 한 기업의 사업 확장을 넘어, 코로나 특수 이후 침체를 겪고 있는 종합가구 업계 전체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샘이 과연 이머전 시리즈를 앞세워 퍼시스, 현대리바트와 함께 '오피스 3강 체제'를 구축하고 다시 2조 원대 매출에 올라설 수 있을지가 올해 하반기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
다만 퍼시스도 3,000억 원대에서 매출 정체를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사무용 가구 시장 자체의 성장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도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한샘이 B2C에서 검증된 브랜드 파워와 디자인 역량을 B2B 시장에서도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을지, 그리고 비브랜드 잠재 시장을 브랜드 시장으로 전환시키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에 따라 오피스 가구 시장의 판도는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