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서울리빙디자인페어, 23만 관람객과 함께한 리빙 트렌드의 축제

31년 전통의 국내 최대 리빙 전시회, 올해도 성황리에 막을 내리다
국내 최대 규모의 리빙·라이프스타일 전시회인 '제31회 서울리빙디자인페어 2026(SLDF 2026)'이 2월 25일(수)부터 3월 1일(일)까지 5일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COEX) 전관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습니다. 1994년 첫 개최 이후 올해로 31회를 맞이한 이번 전시에는 총 22개국 510개 브랜드가 참여했으며, 1,910여 개의 부스가 코엑스 A·B·C·D홀 전관을 가득 메웠습니다. 전시 기간 동안 약 23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며, 대한민국 대표 리빙 전시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콘텐츠 미디어 전문 기업 (주)디자인하우스가 주최하고 월간 '행복이 가득한 집'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코엑스, MBN이 공동 주최로 참여하였으며, 가구, 조명, 가전, 홈데코, 텍스타일, 주방·생활용품, 인테리어, 가드닝, 아웃도어에 이르기까지 동시대 주거 문화를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대규모 전시로 꾸며졌습니다.
네 개의 테마홀로 구현한 '잘 사는 것'에 대한 질문
이번 서울리빙디자인페어는 코엑스 전관을 네 가지 테마로 구획하여 '잘 사는 것'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각 홀마다 뚜렷한 콘셉트가 있었으며, 관람객들은 홀을 이동하며 자연스럽게 삶의 다양한 측면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1층 A홀은 '가구로 완성된 삶'이라는 테마 아래 공간의 뼈대를 이루는 가구와 리빙아트가 중심이 되었습니다. 트렌드의 최전선에 서 있는 해외 브랜드부터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소재와 디자인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덴마크의 대표 컨템포러리 리빙 브랜드 헤이(HAY)는 마리오 벨리니가 1966년 디자인한 아이코닉 모델 아만타 소파를 새롭게 선보였고, 국내 하이엔드 리빙 브랜드 알로소(Alloso)는 '알로소 하우스'라는 주제로 빛과 유리의 집 Haus A, 감싸안는 집 Haus O를 구성하여 소파 위에서 맞이하는 편안한 순간을 제안했습니다.
같은 층 B홀은 '더 똑똑한 일상'이라는 주제 아래 가전, 조명, 리빙문화 영역에서 기술과 디자인의 접점을 보여주었습니다.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 일상의 루틴을 재설계하는 스마트 솔루션들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CES 참가 이력이 있는 코웨이, 바디프랜드, 리버노보 등이 AI 헬스케어 로봇과 안마 매트리스 등 첨단 제품을 선보이며 기술과 생활의 결합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3층 C홀은 '취향이 담긴 생활'이라는 콘셉트로 쿡 & 테이블웨어, 패브릭, 생활소품 등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다양한 리빙 아이템들이 한자리에 모여 발견하는 재미를 선사했으며, 인스타그래머블한 디스플레이로 꾸며진 부스들이 SNS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마지막으로 D홀은 '공간으로 만든 삶'이라는 테마 아래 인테리어, 가드닝과 함께 SLDF의 시그니처 기획 전시 '디자이너스 초이스'가 자리하여 전시의 깊이를 더했습니다.
기획 전시의 백미, '디자이너스 초이스'와 '행복관', '시작재'
이번 서울리빙디자인페어의 핵심은 세 개의 기획 전시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SLDF의 시그니처 기획 전시인 '디자이너스 초이스(Designers' Choice)'에는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을 가진 두 팀이 참여해 '지금의 삶'에 필요한 가치와 경험을 각자의 언어로 풀어냈습니다.
공간·브랜드 디자인 스튜디오 유랩(ULAB)의 김종유 소장은 '무용지용(無用之用)'이라는 주제를 통해 일상의 쓸모를 재해석했습니다. AI와 자동화가 '쓸모'를 빠르게 갱신하는 시대에 놓치고 지나친 감각과 재료의 가치를 다시 바라보자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사라지는 것들 사이에서 한국적 재료 감각과 재사용의 시선으로 '쓸모'의 기준을 새롭게 묻는 공간이었습니다.
건축 기반 크리에이티브 기업 INTG의 송승원·조윤경 대표는 기술 과잉의 시대에 오프라인 공간이 할 수 있는 일을 질문했습니다. THE CUBE, THE ROOF, THE ROUND 세 개의 공간을 따라가며 경계, 자세, 시선이 바뀌는 순간을 경험하게 하는 설치 작업으로, '머무름'의 감각을 통해 체류의 리듬을 회복하기를 제안했습니다.
'행복관'은 인플루언서 취향관과 브랜드 협업 공간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이건축연구소와 고고 작업실이 참여해 여러 채의 집이 모인 빌리지 형태로 일상의 장면을 풀어냈으며, 다양한 주거 공간의 해석을 통해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를 관람객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시작재' 전시는 흙을 주제로 자연 소재의 물성과 감각을 경험하는 장으로 구성되어, 소재와 공간 감각을 탐구하는 독특한 체험을 선사했습니다.
주목할 만한 참여 브랜드, 리빙 트렌드의 최전선
이번 전시에서는 국내외 리빙 브랜드들이 각기 다른 디자인 언어와 제품을 통해 2026년 리빙 트렌드의 최전선을 보여주었습니다.
덴마크 외교부 후원으로 꾸며진 앤트레디션(&Tradition) 부스는 북유럽 장인정신과 디자인 헤리티지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2010년 코펜하겐에서 시작한 이 브랜드는 이름 그대로 전통과 현재를 잇고 그 사이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만들어가는 철학을 보여주었습니다. 덴마크 국가관에는 앤트레디션을 포함해 총 10개의 브랜드가 참여하여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브랜드들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 기반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위키노(WEKINO)는 정제된 소재와 절제된 디자인, 컬러로 현대적인 삶에 온기를 더하는 부스를 선보였습니다. 거친 결이 그대로 드러나는 합판 벽면 위에 부드러운 곡선의 소파와 선명한 컬러의 패브릭을 배치하여, 날것의 배경과 정제된 제품이 대비되는 독특한 공간 연출이 돋보였습니다.
1962년 창립 이래 60여 년간 백열전구를 만들어 온 일광전구는 올해 SLDF 참여가 열 번째를 맞았습니다. 'ORIGINALITY'라는 키워드 아래 새로움을 주장하기보다 오래 지속될 설계와 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세우겠다는 태도를 보여주었으며, SNOWMAN8 포터블, Docking Station, FROG V2 펜던트 등 8가지 신제품 시리즈를 현장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대체 불가한 국내 철제가구 브랜드 레어로우(rareraw)는 시스템000에 집중한 부스를 운영했습니다. 구조, 확장성, 정밀한 설계를 바탕으로 모듈 가구의 기준을 끌어올린 시스템을 가장 많이 선택된 대표 구성으로 현장에 그대로 제안하여 직관적인 활용성을 보여주었습니다. 프리미엄 실링팬 브랜드 팬앤코는 다채로운 컬러와 디자인으로 천장 위 가전을 공간의 오브제로 끌어올리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으며, BLDC 모터를 활용한 소음 없는 쾌적한 바람과 조명 포함 모델을 통해 가전이 인테리어의 일부로 자리 잡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한국 조명 브랜드 아고(AGO)는 다양한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고유한 디자인을 탐구하는 새로운 조명 컬렉션을 공개했고, 모스카펫과 빌라레코드는 동시대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가구를 만드는 리빙 커뮤니티 플랫폼의 가능성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일광전구와 모스카펫의 협업 전시 'better matter'는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는 소재를 새로운 구조와 비례로 재배치해 사물이 전혀 다른 존재로 전환되는 과정을 12점의 작품으로 보여주어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기술과 디자인의 융합, 그리고 글로벌 교류의 장
이번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기술 기반 리빙 제품의 약진이었습니다. CES에서도 주목받은 바 있는 코웨이, 바디프랜드, 리버노보 등은 AI 헬스케어 로봇, 안마 매트리스 등 첨단 제품을 선보이며 기술과 생활이 자연스럽게 결합되는 미래 주거 환경의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리빙 산업이 단순히 가구와 소품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기술·디자인·라이프스타일이 융합된 새로운 형태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의 참여도 눈에 띄었습니다. 프랑스의 프리미엄 샴페인 브랜드 뵈브클리코(Veuve Clicquot)는 협찬사로 참여해 별도 부스와 VIP 라운지를 운영하며 디자인, 유통, 건축 분야 관계자들의 교류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이처럼 리빙 전시가 단순한 제품 전시를 넘어 산업 간 네트워킹의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국내 홈·퍼니싱 시장은 약 20조 원대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번 전시에는 다양한 분야의 바이어와 참관객이 방문해 참가 브랜드와의 비즈니스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졌습니다. 주최 측은 "리빙 산업이 기술과 디자인, 라이프스타일이 결합된 형태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전시가 브랜드와 바이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향후 글로벌 시장과의 연계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전시에서 일상으로, 리빙 트렌드를 실현하는 방법
서울리빙디자인페어를 통해 확인한 2026년 리빙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는 '감각의 회복'과 '소재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려한 신기술 못지않게 흙, 나무, 철, 패브릭 같은 근원적 소재에 대한 재해석이 돋보였으며, 빠르게 소비하는 트렌드보다는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머무름'과 '쓸모없음의 쓸모'라는 기획 전시의 주제가 보여주듯, 효율과 속도를 앞세운 시대에 오히려 느림과 여백의 가치를 찾는 움직임이 리빙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전시장 안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많은 관람객이 전시를 통해 영감을 얻어 자신의 주거 공간을 새롭게 꾸미고자 하는 의지를 다지게 됩니다. 아파트, 주택, 상가 등 다양한 공간의 인테리어 시공을 전문으로 하는 야코레드와 같은 전문 시공 업체를 통해 전시에서 만난 트렌드를 실제 생활 공간에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전시장에서의 감동을 일상의 공간에서 재현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리빙 페어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가치일 것입니다.
베트남으로 향하는 서울리빙디자인페어의 글로벌 도전
한편 서울리빙디자인페어는 국내를 넘어 해외로의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오는 11월에는 베트남 하노이의 Vietnam Exposition Center에서 '제1회 베트남리빙디자인페어'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국내에서 31년간 축적해 온 리빙 전시 운영 노하우와 브랜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오는 9월 10일(목)부터 13일(일)까지는 코엑스 마곡 컨벤션센터에서 '마곡리빙마켓'이 열릴 예정이어서, 리빙 트렌드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또 하나의 기대되는 행사가 될 것입니다.
마무리하며
2026 서울리빙디자인페어는 23만 명이라는 역대급 관람객 수가 증명하듯, 국내 리빙 산업의 현주소와 미래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전시였습니다. 22개국 510개 브랜드, 1,910여 개 부스가 만들어낸 이 거대한 리빙의 축제는 단순한 제품 전시를 넘어 동시대의 삶과 공간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끌어냈습니다.
가구 하나, 조명 하나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삶의 태도를 반영하는 오브제가 되는 시대입니다. 올해 전시가 보여준 것처럼, 좋은 공간이란 값비싼 제품으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감각과 취향으로 완성되는 것입니다. 2026 서울리빙디자인페어의 성황은 그 사실을 23만 명의 관람객이 몸소 확인한 결과라 하겠습니다. 내년 제32회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는 또 어떤 새로운 리빙 트렌드가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